When Lipstick Became Something You Could Carry
지금은 너무 당연한 물건이지만 한때 립스틱은 지금처럼 주머니에서 꺼내 바르는 물건이 아니었다.
립 컬러 자체의 역사는 수천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휴대용 립스틱 문화가 본격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20세기 초였다. 1915년 금속으로 된 개폐식 립스틱 케이스가 등장하면서 여성들은 처음으로 립스틱을 쉽게 들고 다니며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1920년대.
플래퍼들은 화장을 숨기지 않았다.
진한 눈, 가늘게 그린 눈썹, 붉은 입술. 이전까지 화장이 ‘티 나지 않아야 할 것’이었다면, 이들에게 화장은 일부러 보여주는 것이었다.
특히 립스틱은 작은 문화적 변화의 도구가 되었다. 여성들은 외출 중에도 콤팩트를 열어 거울을 보고 립스틱을 고쳐 발랐다. Smithsonian에 따르면 당시에는 식탁에서 립스틱을 다시 바르는 행동조차 점차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당시 유행했던 입술 모양은 지금과 조금 달랐다.
윗입술의 중앙을 강조한 작은 Cupid’s Bow, 그리고 입술 양옆은 실제 입술선보다 짧게 그렸다. 1926년 Helena Rubinstein은 아예 이 형태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Cupid’s Bow’라는 립스틱을 출시했다.
1930년대로 넘어오면 입술은 조금 더 자연스러워졌다.
V&A가 소장한 당시 Elizabeth Arden 자료를 보면 강한 레드뿐 아니라 보다 부드러운 색이 등장했고, 1920년대의 작고 인위적인 입술에서 실제 입술선을 살리는 형태로 변화했다.
하지만 더 재미있는 것은 립스틱 색보다 케이스다.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에는 1920년대 프랑스에서 제작된 금속 립스틱 케이스가 지금도 소장되어 있다. 당시 화장품은 단순한 소모품이 아니라 작은 액세서리에 가까웠다.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옛날 화장법이 아니라 이런 부분일지도 모른다.
플라스틱 용기 대신 작은 금속 케이스를 열고, 콤팩트 거울을 보며 천천히 립스틱을 바르는 동작.
뷰티가 ‘효율’이 아니라 하나의 작은 의식이었던 시대.
Powder, Comb, Perfume, Red lipstick
가방 속 화장품이 네 개뿐이어도 충분했던 시절.

